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외환위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로 뒤숭숭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유행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. 4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최근 `삼초땡ㆍ에스컬레이터족ㆍ부친남ㆍ고용 빙하기` 등의 유행어가 고용시장 불안을 빗대어 퍼지고 있다.
삼초땡은 30대 초반에도 명예퇴직을 피할 수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. 오륙도(50~60대에 회사를 다니면 도둑놈), 사오정(45세 정년퇴직), 삼팔선(38세까지 구조조정)을 거쳐 30대 초반까지 내려온 것이다.
직장을 잃거나 월급이 깎인 직장인들은 연봉 많고, 아내에게 자상하며, 얼굴도 잘생긴 `부친남(부인 친구 남편)`과 비교당하고 있다. 실직한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일부 아내들은 `은퇴 남편 증후군`을 겪으며 속앓이를 한다.
위축된 채용시장을 비유하는 용어도 `고용 한파`에 이어 `고용 빙하기`라는 표현이 쓰인다. 청년 구직자들은 `88만원 세대`를 거쳐 `인턴 세대`로 불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. 정부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지만 인턴으로 근무해도 정규직 전환은 꿈꾸기 어렵고 단기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례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.
이 때문에 일찌감치 취업을 포기한 상당수 젊은이는 공무원 채용시험 등으로 눈을 돌려 `방살이(고시원 쪽방 생활)`를 전전하고 있는 실정이다.
취업을 위해 스펙(학력ㆍ외국어ㆍ학점 등 취업 요건)이 지나치게 중시되면서 스펙만 좋으면 취업에 성공한다는 강박관념과 스펙이 부족해 취업에 실패한다고 자책하며 더 좋은 스펙을 얻기 위해 몰두하는 현상인 `스펙증후군`이나 `스펙강박증`도 생겨났다. 스펙을 키우기 위해 편입학을 거듭하며 몸값을 올리는 `에스컬레이터족`과 토익이나 취업 강좌 등을 찾아다니는 `강의 노마드(유목민)족`도 흔히 관찰할 수 있다.
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과 달리 20대에 스스로 퇴직을 선택한 `이퇴백`도 등장했다.
급한 마음에 아무 곳이나 일단 취업부터 했다가 적성이나 근무 조건이 맞지 않아 조기 퇴사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.